티스토리는 뭔가 지하실 구석탱이에 짱박혀 있는 나만의 아지트 같은 느낌이라서 좋다. 들어오는 사람은 있을지언정 뭔가 아무런 소리도 없어서 좋다. 그래서 오늘부터 사진에 출처 표시 안하려고 하는데 뭐 이 사진들 퍼가서 뭐 어쩔 사람도 아무도 없을테니.
자자, 지난번에 나츠메 넨도로이드가 드디어 집에 왔다는 글을 썼기 때문에 오늘은 넨비츠(넨도로이드 머리에 오비츠 바디)로 재탄생(?)한 나츠메와 그동안 만들었던 옷들을 올려보려고 한다. 물론 허접하지만 만들 때마다 약간의 뿌듯함은 있었다.
#1. 후드티
이 후드티는 이 앞 포스팅에서 양갈래 머리 녀석이 입고 있기도 했고 좋아하기도 하는 옷인데 [나츠메우인장] 5기 3화에서 마토바가 나츠메 데려갈 때 나츠메가 입었던 옷을 보고 만들어봤다. 완성 후 기분은 좋았는데 후드티는 만드는 데 시간이 너무 걸린다. 패턴 그리는 것부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다이마루 원단 위에 펜으로 패턴을 그리는 건 쉽지 않기 때문에 원단 밑에 [사포]를 깔고 그려야 했다. (조금 부드러운 사포) 그러면 원단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쭉쭉 잘 늘어나는 다이마루 원단을 슥슥슥 잘 그릴 수 있다.
그리고 후드티 패턴은 그릴 게 많다. 후드 두장에 (안감 x) 몸통 앞판, 뒷판, 양쪽 팔, 소매시보리, 허리 시보리 이렇게 있는데 원래는 앞판에 주머니 패턴도 있는데 너무 귀찮아서 안했다. 그리고 책에 있는 패턴에는 등에 벨크로를 달기 때문에 뒷판도 좌, 우로 나눠져 있는데 벨크로까지 다는 거 진심 귀찮아서 그냥 앞판 두장으로 똑같이 그려서 만들었다. 입힐려면 머리 다 빼고 아래에서 몸통을 집어 넣어야 한다. (한마디로 귀차니즘 때문에)
* 바지는 올초 겨울에 만들어 놨던 골덴 바지인데 손바느질로 만들었는데 꽤 귀엽게 나왔다.
#2. 흰색 칼라셔츠
드디어 칼라가 있는 셔츠를 만들어 봤다.
반팔과 긴팔이 있는데 역시 조금이라도 손이 덜 가는 게 좋으니 반팔로 했다. 칼라와 소매는 손바느질로 해줬다.
처음 만들었는데 똥손 치고는 잘 나와줘서 기분이 좋았다.
#3. 분홍 체크무늬 잠옷(?????)
친구 S가 왕창 사준 원단에 있던 분홍색 체크무늬 원단인데 예뻐서 아껴 쓰고 있다. 바지 만들고 기분 좋아서 상의 만들었다가 상의는 사실상 망한 결과물이 나왔다. 저 상의가 실은 다이마루 원단으로 만들어야하는 패턴으로 소개가 돼 있었는데 다이마루 원단 좋긴한데 잘 늘어나는 게 짱나서 직기 원단으로 만든 결과 앞 뒤를 바꿔서 입혀야지만 그나마 그럴싸 하게 나왔다. 사진에 보이는 저 부분이 실은 벨크로를 달아서 등 쪽으로 가야 하는데, 그렇게 입히니 앞쪽 목 부분이 붕붕 뜨길래 보기 싫어서 반대로 입혔더니 조금 자켓같은 느낌으로 입힐 수 있게 됐다.
음.... 그렇게 생각하면 딱히 망했다고 할 순 없겠다. 소매 부분 통을 조금 크게 만들고, 안에 입는 옷은 60수 정도의 얇은 원단으로 만들어서 입히면 입을 수도 있지 않을까... (사실 친구가 보내준 저 원단은 꽤 두껍다.)
아무튼 다음에는 자켓으로 변형 해봐도 될 것 같다. (아, 나는 결코 잠옷으로 만든 옷이 아닌데 엄마가 계속 잠옷이라고 해서 살짝 빡침과 수긍과 함께... )
#4. 유카타
이건 올 초에 공방 수업 다녀온 후 인터넷으로 주문한 원단으로 만들었던 유카타!
수업 듣고나서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만든거라 기억을 더듬으며 만들었는데 그래도 나쁘지 않은 결과물이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아, 맞다 '깃'부분 달 때 진짜 거짓말 안하고 1시간 걸렸다 ㅋㅋㅋㅋㅋㅋ (장난하냐고 ㅠㅠㅠㅠ) 그리고 저 검정 오비는 어제 버렸다. 정말 대충 만들고 벨크로도 엉성하게 달았더니 너무 더러워서 버렸다.
#5. 검정바지
패턴 책에 있는 패턴으로 만들면 바지가 꽤 길다. 사진에 보는 바지는 여자 아이 패턴으로 만든 바지라서 그나마 슬림하게 만들어진거고 (그래도 통이 좀 큰 느낌) 남자 바지 패턴은 개인적으로 너무 큰 느낌이라 사용 안하고 있다.
아무튼, 길이가 길어서 바짓단을 꼭 잘라줘야 내 맘에 드는 길이로 나왔다. #3 사진에 있는 분홍 체크무늬 바지는 바짓단을 조금 많이 잘랐더니 발목이 너무 댕강 보여서 안 예쁜데, 이건 그것보단 조금 살짝 길어서 다행히도 발목 관절이 보이지 않는다.
#6. 넥타이
내가 이 넥타이 때문에 처음으로 넥타이 매는 영상을 찾아보면서 만들어 봤다. 작은 끈으로 만들기 위해선 섬세함이 필요했는데 자세는 거북이 자세로 열심히도 만들었던 것 같다.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지만 다음에는 천으로 조금 넓이가 있는 넥타이를 만들어 봐야 겠다.
#7. 반바지 (?)
사실 반바지를 만들고 싶었지만 칠부바지가 됐고, 사진상 문제 없어 보이지만 뒤에 문제가 있어서 결국 쓰레기통에 쳐박혀 버려진 바지였다. 책에 있는 반바지 패턴으로는 반바지가 나오지 않고 긴바지가 만들어졌고 (왜죠??) 여자 아이 긴바지 패턴 바짓단을 좀 많이 잘라서 만들었는데도 원하는 길이가 나오지 않았다.
바지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쓰겠지만 정말로 지난 한달간은 바지만 만들었는데 실패한 바지가 너무 많다. 바지의 굴레에 빠져 스트레스를 꽤 많이 받았던 한달이었다.
마지막은 노랭이 [샤로] 얼굴을 한 귀여운 나츠메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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