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코로나 사태가 번지기 전에 나는 S를 만났다. 그날은 바람이 겁나 많이 부는 일요일이었지. 갈 곳 없는 우리는 역시나 카페로 갔다. (카페 짱 좋아! 지금 석달 동안 카페를 가보질 못했군 망할)
#1 어정쩡한 자리에 앉아
맛있는 카페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더라고. 자리도 별로 없고... 그래서 구석탱이에 앉고 싶었지만 자리도 없고해서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좌측에 남자 세 명이 있었고 우측에는 여자들이 있었던 건 기억난다. 테이블 간격이 좁아서 옆사람 이야기가 다 들리고 시선이 느껴질 정도였다. 왜이렇게 신경을 썼냐면 사실 조금 망설여졌다. 인형 가지고 사람 많은 곳에서 꺼내본 적이 없기 때문에 'ㅅ';;; 하지만 이것은 당당한 나의 취미생활! 나와 S는 자리에 앉자마자 각자 넨도를 꺼냈다. (이미지 좌측이 S 넨도)
이날은 서로서로 줄 것이 있었기에 얼른 '증정식(?)'을 했다. S는 내게 자투리 원단을 한다발 줬고 ;ㅅ; 부자재로 끈이랑 단추랑 뭐 막 줬다. 그리고 저 목걸이도 받았다. 으흑... 그리고 나는 직접 만든 비루한 레이스 치마를 줬다. (이미지에서 입고 있는 치마!) 레이스를 달았더니 길이가 좀 길어서 넨도바디인 S의 넨도한테는 조금 긴 감이있었지만 흘러내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고무줄을 짱짱하게 했음 하지만 이게 언제 터질지 모른다. 왜냐면 오른쪽에 내 넨도가 입고 있는 치마는 얼마전에 내 힘을 이기지 못하고 바느질이 터져서 안에서 고무줄이 풀림 뎀....)
아, 맞아. 자리 이야기 하니까 생각나는데 이날 내가 앉은 자리 대각선에 4인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앉았는데 (엄마, 아빠, 남매) 한창 넨도 꺼내서 옷 입히고 놀고 있는데 내가 머리 빼고 얼굴 빼고 하니까 아저씨께서 갑자기 눈이 커지시더니 말 그대로 [동공지진!!!!!] 그리고 계속 우리쪽 테이블을 보는게 아니신가!!!! 분명 속으로 '저게 뭐지.... 저것들 지금 뭘 갖고 노는거지.... ' 라고 생각하셨을수도 ㅎㅎㅎ 한참동안 아저씨께선 우리 테이블을 보셨고 엄마랑 남매는 케익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는 상황이었다. ㅋㅋㅋㅋ
#2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 (?????)
여기에 쓸 말은 아니지만 가까이에서 찍으면 조잡한 치마가 들통날 것 같으니 가까이에서는 찍지 말았으면 좋겠지만 이 사진 또한 내가 찍은 거다 (왜죠??) 사실 그래도 친구 주는건데 좀 잘 만들고 싶어서 아주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레이스는 내가 직접 한 땀 한 땀 뜨면 좋겠지만 절대로 그럴 수가 없으니 다이소에서 산 레이스를 바느질로 치맛단에 달아줬다. (레이스 좋아!!!)
맞아... 난 이때까지도 맨발이었지.
#3 친구는 금손
나는 블로그에 몇차례 내가 모태 똥손이라고 적은 적이 있다. (아마 그럴... 걸? 사실 생각 안나지만 무튼 똥손이다. 기억도 똥....) 그에 비해 S는 금손이다. 손으로 좀 잘 만드는 것 같다. 그림도 잘 그린다. 손 좀 며칠만 빌려주면 좋겠다. 아무튼,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저 검은색 머리를 직접 도색을 했다. 넨도 헤어 도색은 직접 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재료도 여러가지 필요해보이고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 보였다. 나는 감히 엄두가 나지도 않아서 나중에 노랭이 머리 위에 있는 망할 머리띠 뜯어버리고 검은 머리로 도색을 S에게 맡겨보려고 한다. 정말로 너무 예쁘게 잘 됐다! 게다가 검은색 머리 너무 예쁘다!!!!
* 목에 두른 목도리는 울 오마니께서 뜨개질 한 거!
요건 친구 넨도 정면 샷! 얼굴을 두 개 가지고 나왔더라고. 빨간 눈이랑 윙크 얼굴! 개인적으로 요 빨간 눈이 마음에 들었다. 뭔가 검은 상의랑 신발이랑도 잘 어울려서 도도한 느낌을 줬다. 아무리봐도 참 잘했어! 도색 전문으로 해도 좋을텐데 말이다.
요건 녀석이 꼼지락거리더니 본인 몸통에 내 머리칼을 끼웠다. 역시 넨도바디는 저 손이 쪼꼬매서 진짜로 귀여운 것 같다. 뭔가 좀 덜 뚠뚠해보이는 느낌도 있고... 노랭이 머리통이 진짜 커서 처음에 S 넨도 봤을 때 '얜 머리가 왜이렇게 작지? 나만 크게 나왔나??' 라고 생각했었지.... 뭐 크면 어떻고 작은면 어때 다 예쁘구만 허허허허
이렇게 1월달을 마지막으로 S랑 만나지도 못했다. 코로나가 빵! 빵! 터져서 -_-
어서 코로나가 종식 돼서 다시 만나서 선물증정식을 하면 좋겠다. 그 전에 예쁜 걸 만들어 놔야 할텐데 망할 손목 때문에 지금은 당분간 옷만들기도 못하겠구만... 으흑 코로나19에 손해배상 청구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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