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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옷 만들기/넨도로이드

[넨도로이드] 날씨의 아이 '아마노 히나' 넨도 헤어 구매 (feat. 깊은 빡침)

by 오분심장 케이키 2022. 6. 26.

드디어 이 이야기를 쓰게 됐군.

무려 기억의 판도라 상자 속에 가둬두고 없었던 일처럼 지냈는데, 짹짹이 이웃님께서 내 판도라 상자를 건드려 버리셨다. 궁금해하는 이웃님을 위해 나는 오랜만에 상자를 열어버렸다. (뭔가 대단한 것처럼 말하지 마!!!! 소름 끼치네)

사실,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아주 깊은 빡침이었다. 후에 혼자 생각하면서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그럼 이야기 스타뚜!

 

1. 2020년 7월 17일  뻐킹 금요일

SNS 짹짹이에서는 많은 넨도 물품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당시 나는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를 보고 여주인공  '아마노 히나'에 아주 살짝 빠져있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이 너무 감동적이고 멋있었음) 아마노 히나의 헤어만 구매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배송을 선택하면서부터였다.

 

배송 방식은 판매자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가장 싼 [우편] 배송을 선택했다. 이 우편배송이 무엇이냐.... 일반적으로 흔히 아는 우편봉투에 넣어서 배송하는 방식이다. 하얀색 편지봉투 말이다.  그리고 우체국에 가서 일반으로 보내게 되는데, 등기나 택배가 아닌 이상 우편배송은 조회를 할 수 없다. 기사님께서 어디에 계신지 알 수 없다는 거다. 그냥 우리 집 우편함에 꽂히는 날을 기다릴 뿐이다. 

 

판매자님께서 한꺼번에 배송하는 요일이 지나고 보통 이틀 안에 물품은 받았었는데 (전에도 우편배송으로 받은 적 있음) 이상하게도 이틀이 지났는데도 우편함에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회사에서 일하는 중간중간 엄마한테 혹시 외출 시 우편함 좀 잘 봐달라고 말했지만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

 

'젠장........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거 같다. 시밤바.........'

 

나는 바로 엄마에게 아파트 경비실에 가서 CCTV 확인 좀 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1시간 정도 후에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확인했는데, CCTV 화질이 구려서 뭘 제대로 확인할 수는 없었는데 어떤 조끼 입은 남자가 1층에서 계단으로 올라가다가 잠깐 우편함 쪽을 확인하더니 다시 계단을 내려와서 우리 집 우편물을 가져갔어!"

 

"뭐!!! 왓더!!!!"

 

처음에 엄마는 파란색 조끼 같은 걸 입고 있어서 택배 기사님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끼의 등부분에는 아무런 글씨가 적혀있지도 않았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 나는 파란 조끼라고 해서 대한통운 기사님이신가..라고 생각했는데 일반우편을 대한통운 기사님께서 가져오실 리가 없지 않은가... 망할 젠장 어떻게 된 거지 시밤바 욕만 나오네...

 

하지만 이미 패닉 상태인 나는 판매자님께 같은 날 발송한 분들은 물품을 받았는지 혹시 알 수 있는지 여쭤봤지만 그것까지 확인할 수는 없다고 했다 (당연하지 ㅠ) 

 

2. 회사 일은 뒷전이다 택배회사에 전화를 했다

일하는 내내 계속 망할 어떤 뻐킹 새끼가 내 택배를 가져갔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망할 아파트 CCTV가 꾸져서 식별도 어렵고 CCTV 보여달라니까 싫은 기색을 보였다는 경비 아저씨도 짜증 났다. 오키 좋아. 그럼 일단 혹시 모르니까 파란 조끼의 택배기사님이신 대한통운 회사에 전화를 했다.

 

"아, 혹시 금요일에 저희 동네에 기사님께서 왔다 가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음....  보니까 그 시간에는 가신 적이 없으시네요~"

" (상황 설명) 그래서 파란 조끼라서 대한통운 기사님이신가 해서요..."

 

하지만 기사님은 아닌 걸로 판명.

그래, 그럴일도 없고 항상 우리 동네에 오시는 기사님은 내가 얼굴도 알고 있기 때문에 아니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택배 회사는 조끼 등판에 회사 이름도 써져있고... 그럼 도대체 어떤 뻐킹새끼인거지...

 

퇴근길, 나는 경비실에 들러서 다시 CCTV를 보여달라고 했다.

 

"0000호인데요. 저희 집 우편물을 누가 가져가서 그런데 CCTV 다시 한번만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에잇 나는 이거 조작할 줄도 몰라요. 그리고 그렇게 중요한 거면 택배로 받았어야지!"

 

........... 그렇다. 사실 생각해보면 이건 택배비를 아까겠다고 가장 위험한 방법을 택한 내 잘못이다. 근 3만 원 가까이하는 헤어를 천원도 하지 않는 배송비를 내며 그냥 싸게 냠냠하려고 했던 내 방식이 잘못됐던 거다!!! (판매자님도 우편은 분실 시 책임 없다고 써 놓으셨다.)

 

경비아저씨의 태도가 조금 화가 났지만 1차 문제는 나한테 있으니까 그냥 거기에서 마음을 접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욕을 끌어모아 허공에 퍼부었다.

 

"야이 개 썅노무 새끼야!!!!!!!!!! 어떠냐!!! 봉투가 불룩해서 돈다발이라고 들었다고 생각했겠지!!!???!!!?? 그런데 어쩌냐!!!! 졸라 쓸모없는 피규어 머리만 들어있어서!!!!!!!!!!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놀랐냐!!! 기분 잡쳤냐!!!???!!!! 야이 시벨놈아!!! 난 너 때문에 피 같은 내 돈을 날렸다!!!!!!!!!!!!! 필요 없으면 다시 도로 가져다 놓던가!!!! 분명 열어보고 실망해서 던져서 버렸겠지???? 그리고 그걸 발견한 어떤 사람이 주웠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도 넨도 덕후였던 거야!!! 그래서 공짜로줍줍 해버리는 그런 상황이 된 건 아닐까!!!????!!!  야이 개새끼야!!!!!!!!!!!!!!!!!!!!!!!!!!!!!!!!!!!!!! 그렇게 살지마!!!!!!!!!!!!!!!! "

 

 

사실 이렇게 분하면 경찰에 신고하면 된다.

사실 경찰에 신고하고 싶었지만 내 머리는 빠르게 회전을 했다.

 

1. 거래한 SNS 계정을 보겠지

2. 판매자님도 확인하겠지

3. 통신판매를 제대로 지켰는지 보겠지 (판매자님의 상황을 잘 모르겠다만)

4. 불안전한 방법을 택한 내 잘못이라고 하겠지

5. CCTV 요청 때문에 경비 아저씨가 또 난색 하겠지

 

아무튼 오만가지 생각이 겹치면서 그냥 접었다.

그래! 이건 내 문제다!! 앞으로 우편 거래를 하지 않으면 된다!!!! 그래!!!! 제대로 똥 밟았다고 생각하자!!!!!!!

 

 

 

3. 2020년 7월 27일 10일 만에 다시 구매

하지만 나는 아마노 히나 헤어를 포기할 순 없었다. 양갈래 머리가 뒤로도 움직이는 게 너무 귀여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판매자님께서 다시 아마노 히나의 헤어를 판매하는 순간!! 다시 연락을 드려 헤어를 구매했다. 이번에는 얼굴 파츠도 함께 구매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택배로 거래했다. 

 

그렇게 안전하게 집에 도착해서 옷도 입히고 사진도 찍고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 다시 날 경악하게 만드는 순간이 오고야 말았다.

 

4. 머리 댕강 사건

아마노히나1

이렇게 옷도 입히고 사진도 찍으면서 놀던 어느 날... 

 

아마노히나2

왓더 헬!!!!!!!!!!!!!!! 뻐킹!!!!!! 오 마이 갓 쉬벨놈아!!!!!!!!!!!!!!!!!!!!!!!!!!!!!!!!!!!!!!!!!!!!!!!

 

내 눈을 의심했다. 오마이갓!!! 오마이갓 오마이갓쉬!!!!!!!!!!!!!!!!!!!!!!!!!!!!!!!!!!!!!!!!!!!!!!!!!!!!!!!!!!!!!!!!!!!!!!!!!!!!!!!!

옷 입힌다고 양갈래 머리를 요리조리 움직이다가 힘센 내 손 힘에 한쪽 머리가 댕강 부러진 거다!!!!! 왓더헬!!! 진짜 왓더헬이었다.  발을 동동 굴렸고 책상 위에 순간접착제가 있어서 얼른 붙여보기로 했다.

 

아마노히나3

오... 부... 붙었어!!! 붙었다고!!!!!!!!!!!

후....... 쉬밤바 ㅠ_ㅠ 아흐 진짜 졸라 짱나네... 이 헤어랑 난 맞지 않는 건가....

난 엄청난 자괴감에 빠졌다. 내가 왜 이걸 사서!!!! 내가 이걸 왜 산거야!!!!! 나한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잖아!!!!! 으헝헝...

그리고 이렇게 하루를 그대로 방치했으나 다음날,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손을 살짝 대는 순간 톡! 하고 떨어져서 2차 왓더헬이었다. -_-.............

 

그리고 그날 저녁 퇴근 후, 2차 머리 구제를 시작했다. 순간접착제를 머리 주변에 떡칠을 했다. 지나가던 모기 다리도 붙어버릴 만큼 그냥 처벌처벌 발라놨다. 이 정도면 떨어질 수도 없겠지. 후훗

 

그리고 오늘, 이 포스팅을 위해서 상자를...!!! 상자를 열었다.

 

판도라의상자

상자는 아니고 다이소 통

판도랄의상자2

상단 부분을 들어내니 그간 실패했던 옷들과 머리들이 보인다. 샤로가 아주 해맑게 웃고 있구먼 

아마노히나3

구석에 숨어 있던 히나의 머리통....

아마노히나4

조심스레 꺼내봤다.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댕강머리 부분. 방심할 수 없기 때문에 손은 댈 수 없다. 

아마노히나5

앞머리도잘 빠지고 참 예쁜 머리인데....  옷 입히는 게 힘들어서 그놈의 양갈래 머리를 요리조리 돌리면서 하다가 내 손 힘에 못 이겨 이지경이 됐구나... 미안하다!!!!!!!!!!!!!!!!!!!!!!!!!!!

이 이후로 난 양갈래 머리는 사고 싶지도 않고, 여자 머리는 이제 관심도 없어졌다. -_-

넨도는 뭐 앞으로 사지도 않을 것 같다. 가지고 있는 걸로 가지고 놀던지 해야지... 에휴.. -_ㅜ

 

이렇게 해서 그리 대단하진 않지만 대단한 척 꽁꽁 숨겨뒀던 망할 뻐킹 왓더헬 아마노 히나 헤어 도난사건의 전말은 끝이다.

여러분 거래는 역시 안전한 택배 거래입니다. 택배비 아끼다가 저 같은 꼴 납니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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