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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D+1 (feat. 접종 후 먹어야 할 음식)

by 오분심장 케이키 2022. 2. 19.

어제는 회사에 백신 월차 쓰고 오전에 후딱 백신 접종을 하러 갔다 왔다.

평일 오전의 병원은 한산했고, 백신 접종 대기실 복도에도 아무도 없었다. 재빠르게 예진표 작성을 하고 (담당 선생님께서 물어보시고 내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했다.) 곧바로 원장 선생님을 만나러 원장실에 들어갔다.

 

"에~ 지난번 1차 접종 때 맞고 아무렇지도 않으셨죠?"

"네"

"에~ 좋아요 어서 맞으러 가세요"

 

내 예진표에 사인을 한 원장님은 내게 예진표를 건넸고 간호사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복도 끝방에 있는 접종실로 들어갔다. 간호사 선생님은 원장실에서 복도 끝방 접종실까지 잘 들리도록 크게 외치셨다.

 

"화이자 한 명 갈게요~~~~!"

 

그렇다, 난 화이자다. 백신 접종을 하러 온 이상 나는 누구누구 씨도 아닌 한 명의 화이자가 된다.

접종실에 들어서자 배우 홍지민 님을 닮은 간호사 선생님께서 빠르게 말씀하셨다.

 

"아, 겉옷은 벗어 주시고요 어디 보자~ 화이자... 화이자 2차네요??"

"네"

"많이 늦었네요!? 그동안 참다가 이제는 더는 못 참아서 오셨구나~!"

"회사에서 눈치를 줘서요."

"아... 그럼 놓을게요! 조금 따끔해요~! 따끔~~~ 문지르지 마시고 손으로 꾸욱 누르고 있어 주세요~"

"감사합니다~"

 

 

접종실 바로 앞 휴게실에서 15분간 앉아 있었다. 간호사 선생님 말씀처럼 접종 부위를 반대쪽 손으로 꾸욱 눌러줬다. 이렇게 눌러줘야지 붓지 않는다고 하셨다. 

휴게실에 놓인 작은 뚱뚱이 TV에서 뉴스가 나오고 있었고 일일 확진자 수를 아나운서가 말했다. 10만 명을 넘겼다. 나는 벽에 걸린 시계와 휴대전화를 번갈아 보며 15분이 지나길 기다렸고 친구에게 드디어 접종을 끝냈다고 말했다. 

 

15분을 기다린 결과 아무런 이상반응은 없었다. 주섬주섬 겉옷을 입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간호사 선생님께서 들어오셔서 괜찮냐고 물어보셨고 괜찮다고 말했다. 조심해서 가라는 말씀이 너무 친절해서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나왔다. 정말 의료계 분들 너무 존경스럽다.

 

1차 때는 내 몸속에 들어간 백신이 어떤 반응으로 나타날지에 대한 걱정을 했는데 이번 2차 때는 달랐다. 나는 아침에 집을 나올 때부터 생각하고 있던 게 있었다. 꼭 사 먹어야 할 게 있었다. 접종 후에도 어서 가서 사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어서 오세요~"

"6000원짜리 하나 주세요~!"

 

적립 쿠폰도 알뜰하게 내밀어서 도장 두 개를 받았다.

너무너무 좋아하는 간식

 

웃고있는-호두과자-그림
출처: 본인이 직접 그림

 

호 . 두 . 과 . 자

 

20개에 6000원인 호두과자를 사면 사장님께서 꼭 서비스로 1개를 더 넣어주신다. 무려 21개가 됐다.

카운터 뒤쪽 작은 방에서 사장님의 남편분으로 추정되는 분께서 의자에 앉아 호두과자를 제조하고 계셨고 만들어진 호두과자는 카운터 쪽에 놓인 작은 호두과자 기계로 전달이 돼, 데굴데굴 굴러 포장지에 싸여 기계 하단 출입구를 통해 바구니에 쌓이기 시작했다. 

사장님께선 막 나온 따끈따끈한 호두과자를 제일 먼저 챙겨서 넣어주셨고 나머지는 온장고에 보관된 것들로 넣어주셨다. 한쪽 팔로 품은 호두과자 봉지가 뜨끈뜨끈했다.

 

집에 오자마자 커피 한잔을 타 호두과자 11개를 그 자리에서 바로 먹어치웠다. 21개를 다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11개가 최대치였다. 부드러운 밀가루 반죽과 부드러운 팥 거기에 통으로 들어간 호두까지 이렇게 맛있고 귀여운 간식은 없는 것 같다. (+붕어빵도 귀엽다) 

 

앞으로 15개의 도장을 더 받아야 3000원짜리 호두과자 한 봉지를 공짜로 먹을 수 있다. 

열심히 먹고 도장받아야지! 

 


본질을 벗어나 백신 이야기에서 갑자기 호두과자 이야기로 끝났는데, 백신은 1차 때는 팔도 묵직하니 많이 아팠는데 2차 때는 팔도 별로 아프지 않고 졸리지도 않았다. 아무런 증상 없이 잘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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